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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의 게시물 표시

[Book][2015-38]성녀의 구제 - 히가시노 게이코

히가시노 게이고『성녀의 구제』– 믿고 보는 유가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의 콤비 [용의자 X의 헌신]이후 유가와 마나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라면 언제나 기대감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성녀의 구제』 역시 비슷한 스타일을 따라가며 읽는 재미와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구조는 범인을 초반에 공개하면서 시작된다는 점 입니다. 이 것 또한 [용의자 X의 헌신]과 같은 지점입니다. 이렇게 바로 범인을 공개하고 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지?” 그리고 그 물음에 답하는 것은 기묘하고 치밀한 트릭입니다. 독자가 속아넘어가게 되는 과정을 히가시노 게이고는 아주 정교하게 설계해두었고, 그걸 풀어나가는 과정은 마치 퍼즐을 맞추는 듯한 재미가 있습니다. 사건의 배경이 어떻게 전개되든, 이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는 역시 유가와 교수의 등장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성녀의 구제』에서도 그의 논리적이고 차분한 추리력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범인이 저지른 범행의 실마리를 조금씩 끄집어내는 과정은 읽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설득력이 있죠.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라면 당연히, 유가와 교수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Book][2015-37]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회사 복귀가 다가와서 그런지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이 눈에 들어온다. 일단 시작은 가벼운 걸로 골랐다. 블로그 글을 정리해서 펴낸 것이어서 예전에 보았던 [조엘 온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느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읽다가 보니 저자가 스택 오버플로우를 만든 사람이었다! 개발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그 곳을 만든 사람이라니~ 내용도 잘 읽히지만 생각도 하게 만들고 마지막에 책도 추천해주니 금상첨화~

ZOO - 오츠 이치

Zoo - 오츠 이치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일은 마치 소개팅과도 같다. 기대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느새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이번 소개팅(?)은 성공적이었다. 오츠 이치라는 이름을 2015년 올해 마지막으로 소개 받은 듯하다. 자주 가는 전자책 관련 카페에서 언급된 ZOO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예상보다 내 취향에 잘 맞았다. 책에는 10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보통 책 제목과 동일한 단편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ZOO는 예외였다. 오히려 메멘토가 떠오를 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대신 약간의 블랙 코미디 감각이 더해진 "혈액을 찾아라" 와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아이러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Closet" 과 "차가운 숲의 하얀 집" 역시 인상 깊었다. 잔혹하지만 섬세한 감성이 녹아든 이야기들. 오츠 이치의 작품이 처음이라면, ZOO는 그의 스타일을 맛보기에 좋은 책일 것이다.

[Book][2015-35]꿈꾸는 책들의 미로

속았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깨달았다. 책 표지에는 1, 2권 표시도 없었는데 다음 권으로 이어진다니.....어쩐지 읽으면서도 남은 분량에 비해 이야기 전개가 느리다는 생각을 했었는데..마지막에 재미가 몰아치는 순간 끝난다. ㅜㅜ 그래도 다음 권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없었다면 매우 실망했을 것 같다. 특히 전작인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내용을 연극으로 공연하는 부분이 너무 길어서 읽기가 힘들었다. 다음 권은 언제나 나오려나.

[Book][2015-34]신의진이 아이심리백과

계월별로 아이들이 특징과 부모들이 겪는 문제, 이에 대한 조언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이제 두 돌이 다가오면서 한창 "아니야"를 연발하는 아들을 키우는 육아아빠는 역시나 '13~24개월 아이심리백과'와 '3~4세 아이심리백과' 챕터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야"를 연발하는 건 부모와 자신을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사항이라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것에 안심. 하지막 다 읽고 나서 기억이 남는건 역시나 사랑! 그래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도 제일은 사랑이었으니 ㅎ

[Book][2015-33][소설]범인 없는 살인의 밤 - 히가시노 게이코

히가시노 게이코의 초기 단편집. 진득하니 읽은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확실히 요새는 단편집이 읽기 편하다. 이 책은 일곱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보통 단편집은 하나의 단편을 제목으로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역시 마지막 단편인 [범인없는 살인의 밤]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는 건 역시 그 단편이 제일 만족도가 높다는 말! 마지막 단편으로 가는 6번의 단편들도 단편의 묘미를 잘 살린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범인없는 살인의 밤].   한 집안에서 한 여자의 죽음을 은폐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다시 첨부터 읽고 싶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전이 왠지 반칙같이 느껴지는 건 무얼까?

[Book][2015-32][소설]꿈꾸는 책들의 도시 2

2권 중간을 넘어가면서 그림자 제왕을 만나는 미텐메츠, 이 때부터 읽는 속도가 더 붙는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언제 이렇게 많이 읽었는지 느낄 수도 없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면 나름 귀여운 삽화와 동화같은 상상력에 비해서 잔인한 느낌이 든다. 사실 서양 동화들도 원전을 보면 잔인하다고 하니 어린이 동화만 읽은 내 선입견이겠지. 어서 빨리 다음 편인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읽어야 겠다.

[Book][2015-31][소설]꿈꾸는 책들의 도시 1

[꿈꾸는 책들의 미로]를 주문하고 이전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집어든 책. 다시 읽으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에 또 감탄하게 된다. 완벽한 이야기의 작가를 찾아 책들의 도시로 뛰어든 공룡 시인의 이야기.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너무 유치해 보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심지에 책의 제일 처음 부분은 독자에 대한 경고로 시작한다. 무시무시한(?) 경고를 지나면 차모니아 대륙, 책들의 도시인 부흐하임 여행이 시작된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신기하고 재미있다. 어서 2권을 읽어야지~ ㅎ

[Book][2015-30][소설]별도 없는 한밤에

스티븐 킹 마지막 중편이 될꺼라는 슬픈 추천사가 실린 책. 4개의 중편이 실려있다. #1. 1922  - 제목 그대로 1922년도 미국을 배경으로 상속받은 땅을 팔려는 부인을 말리다가 살인까지하는 남편과 그의 아들이 이후의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스티븐 킹이 20년전에 쓰던 소설을 다시 출판한 듯이 옛날 느낌이 물씬난다. 너무 좋아..ㅋㅋ #2. 빅 드라이버  - 그래 남의 말은 듣지 말자! 그냥 피해자로 살아남은 이야기정도로 끝나겠거니 했는데 이어서 급전개되는 이야기! 흥미진진~~ #3. 공정한 거래  - 친구인데..씁습하구나! #4. 행복한 결혼 생활  -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실제로 남편이 연쇄살인범임을 알았을 때 부인의 충격은 어땠을까. 나도 결혼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와이프의 모든 것을 알까 궁금해졌다. 모를테니 궁금해하지 말아야겠지.

[Book][2015-29][인문]책은 도끼다.

지은이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 자신의 읽었던 책들을 소개해 주는 책이다. 일단 처음부터 다독의 함정의 빠지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여러 책들을 소개해 주는데 읽어본 책이 몇권 없었다. 알랭 드 보통과 말란 쿤테라 정도. 책을 읽어보면서 얼마전에 구입한 [그리스인 조르바]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ook][2015-28][육아]BUSY BOOK - 트리시 커프너

한창 활발한 유찬이에게 매일 비슷한 장난감들을 가지고 비슷한 놀이만 하는 거 같아서 다른 놀이들은 어떤게 있는 궁금해서 빌린 책. 무려 340가지의 초 간단 놀이를 소개해 준다. 340개가 전부 유용하지는 않고 정말 초간한 것들도 많지만 오히려 아주 간단한 것들도 아이들은 충분히 집중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다 읽은 지금 책에 있는 놀이 중에 해본건 한 개 뿐이라는게 반전이긴 하지만 앞으로 마음가짐이 변화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Book][2015-27][소설]고백 - 미나토 가나에

고백 - 미나토 가나에 드디어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을 읽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평이 워낙 좋아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상이었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흡입력 덕에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책을 읽기 전에 알고 있던 내용은 간단했다. 자신의 딸을 죽인 학생들에게 복수를 결심한 교사의 이야기. 이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고백 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었다. 1장은 교사의 고백으로 시작되는데, 담담하고 차분한 말투가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고, 그 안에 숨겨진 분노와 슬픔이 점점 드러나면서 몰입도가 극대화된다. 이후 이어지는 5개의 장에서는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며, 한 사건을 둘러싼 다양한 진실과 인물들의 내면이 밝혀진다. 처음에는 “뒤에 이야기가 재미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읽을수록 점점 빨려 들어갔다. 고백 은 복수라는 주제를 중심에 두고 있지만 단순히 복수의 성공 여부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 복수가 불러오는 파장과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한다. 특히 교사가 복수를 실행하며 보여주는 차가운 이성과 무자비함, 그리고 그로 인해 학생들과 주변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은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마지막 6장은 말 그대로 충격적이다. 모든 퍼즐이 맞춰지고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지며 소름 돋는 엔딩을 선사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한동안 여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고백 은 그리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 복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휘말리는 과정을 읽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조차 이 작품의 강렬함을 돋보이게 한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은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작품이다. 인간의 복잡한 감정, 복수의 여파, 그리고 상실과 집착을 이토록 치밀하고 강렬하게 그려낸 소설은 드물다. 어두운 이야기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고백 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하루 만에 읽어버릴 만큼 몰입감이 뛰...

[Book][2015-26][소설]야행관람차 - 미나토 가나에

[고백]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으나 [고백]이 다 대여중이어서 같은 작가의 이후 작품을 보려고 빌린 책. 부자 동네에 무리하게 집을 구입하여 살고 있는 엔도 가족과 엔도 가족 옆집에서 부자 동네의 모범처럼 살고 있는 다카하시 가족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바로 시작부터 모범적으로 보였던 다카하시 가족의 아버지가 살해 당하고 둘째 아들은 사건 직후 가출을 한다. 살인범으로 지목된 어머니는 아들을 감싸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받는다. 이렇게 시작된 소설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사건의 범인이나 트릭보다는 사건이 일어나게된 배경에 집중한다. 그리고 다카하시 아버지가 죽임을 당한, 즉 살인자가 살인을 하게된 배경을 옆집 엔도 가족을 통해 보여준다.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내용이 흘러가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들의 대화나 행동이 있음직하고 흥미진진하여 계속 읽고 싶어지게 된다.  P.S 내가 기대한 전개와는 전혀 다르지만 재미가 있는 것에는 얼마전에 읽었던 [레프트 오버]와 비슷하다.

[Book][2015-24,25][소설]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2

데뷔 작품으로 대박을 터트린 마커스는 다음 작품이 써지지 않는 위기에 빠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에게 작가의 길을 열어준 대 작가이자 대학 스승에게 도움을 청한다. 스승의 거처인 시골 도시 오로라에서 머물지만 역시 다음 작품의 영감은 떠오르지 않는다. 얼마 후 스승이자 대 작가인 해리 쿼버트의 집에서 33년전 오로라에서 실종된 놀라 켈리건의 시체가 발견되어 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마커스는 스승의 누명을 벗기기위해 자신이 수사에 나선다. 마지막 부분에 휘몰아치는 반전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약간 과한면이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미드 Dr. House의 주인공의 대사도 떠오른다. "Everybody lies"

[Book][2015-23][소설]미스터 메르세데스 -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의 첫 추리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 킹님의 신작이라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요? 하지만 이번엔 조금 특별합니다. 스티븐 킹의 첫 정통 추리소설, 바로『미스터 메르세데스』입니다. 처음 발매 소식을 듣자마자 두말 없이 주문했습니다. 당일 배송받은 따끈따끈한 책을 당장 읽고 싶었지만…전담 육아라는 강적(?) 때문에 결국 완독까지는 열흘 정도 걸렸습니다. 주인공 빌 호지스 는 은퇴 후 무기력한 삶을 보내던 전직 형사입니다.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던 어느 날, 과거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던 끔찍한 대량 살인 사건의 범인에게서 편지 한 통이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 편지는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새로운 범행을 예고하는 일종의 게임의 시작.  호지스는 다시 한 번 정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고, 은퇴 형사와 대담한 사이코패스 범인의 두뇌 싸움이 펼쳐집니다. 처음 추리소설에 도전했다고는 하지만, 읽는 내내 킹 특유의 흡입력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섬뜩하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 잡으면 놓기 어렵게 만드는 솜씨는 여전합니다.  후루룩 읽고 나니 다음 권이 벌써 기다려지는 마법. 알고 보니 이 작품은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하니, 앞으로 두 권이나 더 킹님의 추리 세계를 즐길 수 있다니 벌써 기대됩니다! 다만 범인이 초능력 같은 것을 가지고 있어서 정통 추리소설 팬들에게는 약간 장벽이 될 수는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주인공 호지스의 나이가 스티븐 킹 본인과 비슷한 연령대라는 점입니다. 그래서일까... 초반, 호지스가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무기력해지는 장면에서는 왠지 모르게 킹님의 건강과 마음 상태가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괜히 걱정도 되고요… P.S 킹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글 써주세요. 팬들이 응원합니다!

[Book][2015-22][소설]레프트 오버 - 톰 페로타

단언컨대 이 소설을 읽은 건 진리의 HBO에서 방영하는 미드의 원작이었기 때문이다. 미드는 보지 않았지만 내용은 모르지만 이유없이 사라진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므로 당연히 두근거리며 보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진행. 당연히 사람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숨막히는 추적이 있거나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처럼 소도시를 장악하려는 권력투쟁 따위는 없었다. 그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었다. 새로운 사이비 종교들이 생기고 여기에 한 가족이 휘말리기도 하고 살인 사건도 두 건이나 일어나지만 긴박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이렇게 빨리 보게된 것은 순전히 작가의 심리묘사 능력 때문이다. ( 사실 책을 5일만에 본 건 엄청난 속도가 아니지만 전담육아 중인 현 시점에는 번개와 같은 속도라고 하겠다. ) 보면 볼 수록 우리 주인공 아저씨는 참 불쌍하다. 가족 중 아무도 사라지지 않는 행운을 가졌지만 부인과 아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딸은 탈선까지. 우리나라 같으면 사이비 단체에 찾아가서 난리를 쳤을텐데 마인드가 참 다르네. 다 읽고 나면 뭔가 계몽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든다. 추천은 해 줄수 있으나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안 읽을 것 같다.

[Book][2015-21][소설]회랑정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너무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 전자책 대여의 한계로 예전 책들을 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히가시노 게이고가 유명해서 대여할 수 있는 전자책 종류가 많은 편이다. 화재사건이 일어난 여관에 반년이 지난 후 다시 화재 때 그 인원이 모인다. 화재사건으로 애인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범인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노파로 변장하고 회랑정에 잠입한다. 본격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특히 마지막 반전은 약간은 속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Book][2015-20][소설]볼진: 호드의 그림자

오픈 베타부터 와우를 했는데 처음 읽어보는 와우 소설. 호드의 그림자 사냥꾼 볼진이 판다리아에서 겪는 모험을 담고 있다. 아...와우를 최근 다시 하고 있고 소설의 배경이 되는 판다리아 대륙은 졸업했는데 호드 대족장이 가로쉬였다는 것도 몰랐다니. 스랄 형님이 은퇴한 건 알았는데..게임을 얼라이언스로 해서 그런가... 책을 보니 호드로 겜하고 싶어지네~~

[Book][2015-19][소설]얼음 속의 소녀들 - 톰 롭 스미스

런던에 살고 있는 주인공 다니엘은 스웨덴 시골로 간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있다고 연락을 받고 가려고 하는 순간 정신병원을 빠져나온 어머니가 찾아와 자신은 음모에 빠진 것이라며 증거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듣게된다. 이렇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이 작가는 처음 접해보는데 초반에 휘몰아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결론 부분이 내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긴 하지만 ( 두 번씩이나 ㅎ ) 매끄럽게 흘러간다. 책을 다 보고 나니 언젠가 보았던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난다.

[Book][2015-18][육아]EBS 부모 - 아이 발달

육아 휴직을 쓰고 아이를 종일 보게 되니 잘 키우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 육아 관련 서적을 찾아보게 되는데 아무래도 일대일 코치가 아니다보니 시원하게 걱정거리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기별로 아이의 특징과 부모의 할일을 정리해 놓았다. 16개월되는 유찬이에게는 애착 형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 부모의 일관성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데,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빡침을 억누르기란 참 힘들다. 그래도 어쩌랴 올바른 애착 형성을 위해서라면 참아야지!

[Book][2015-17][소설]세븐킹덤의 기사 - 조지 R. R. 마틴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인 덩크와 에그 시리즈 3편을 모아놓은 단편집. 얼음과 불의 노래 배경의 100여년 전의 전설적인 킹스가드인 키큰 덩컨과 그의 종자 에그의 모험을 그린 중편 소설이다. <떠돌이 기사>, <맹약 기사>, <신비 기사> 3편의 내용은 드래곤 시대의 마지막 텅컨 경과 그의 종자의 쪼렙(?)시절을 보여준다. 뒤에 해설을 보면 [키큰 덩컨 경]에 대해서 얼음과 불의 노래 본편에서 약간씩 언급되는 부분을 알려주는데 방대한 본편에서 그 부분을 기억하기란 거의 불가능 한듯. 얼음과 불의 노래 시대보다 100년 전이라 그런지 드래곤. 즉, 타르가르엔 왕조와 연관된 이야기에 덩크가 휩쓸리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역시 마틴옹의 글쏨씨는 대단해서 흥미롭게 읽었는데 읽고 나니 역시 얼음과 불의 노래를 읽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얼음과 불의 노래는 3부까지 읽고 4부 부터는 완결되면 읽으려고 손을 놓고 있는데 7부 완결 예정이라는데 5부까지 출간. 하지만 책이 나오는 간격을 보면 완결되려면 5년이상은 더 기다려야 되겠지 ㅜㅜ

[Book][2015-16][소설]뿔 - 조 힐

재능은 이어지는 것인가. 무엇을 볼까 생각하다가 킹님의 아들 책을 일부러 빌렸다. 같은 호러소설을 쓰다니. 물론 가명으로 시작했으나 어차피 나중에는 비교가 안될 수가 없을텐데.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청출어람까지는 모르겠지만 충분이 재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스티븐 킹 작품은 워낙 애정이 있으니 객관적인 비교는 안된다 ㅎ ) 어느날 일어나 보니 머리에 뿔이 돋은 주인공. 뿔의 능력은 뿔을 보는 상대방의 내면의 나쁜 생각을 증폭시키고 고백하게 만든다. 이 원하지 않은 능력...혹은 저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과거 이야기와 현재, 주인공과 대립인물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좀 예상이 되긴했다. 그래도 아버지의 그늘은 충분이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군.

[Book][2015-15][소설]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 스티븐 킹 단편집(하)

제주도 여행 가기 직전. 여행 중에 읽을 거리를 급하게 고르는 도중에 고른 책. 잠깐씩 보기에는 역시 단편 만한게 없네. 사실 여행 중에는 단편 한 편 정도 본듯. 하권에는 7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 중에는 존 쿠샥 영화로 유명한 [1408]이 실려있다. 아울러 인터넷으로 공개했던 [총알 차 타기]도 수록되어 있다. 이미 한 번 읽은 책이지만 오래되서 그런지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총알 차 타기]는 단행본으로도 읽었던 내용인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이런 내용인가 싶을 정도로 뭉클하게 다가온다. 죽은 사람이 모는 차를 타는데 뭉클이라니 이렇게 안어울리 수 있을까 싶은데....이렇게 표현하게 하다니 역시 킹이다. 엄마한테 전화 드려야겠다.

[Book][2015-14][여행]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여행이 한 달 안으로 다가오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타이완 여행 에세이를 한 권 빌렸다. 확실히 관광지들과 맛집, 숙소들 소개로 빡빡한 가이드 북 몇권 보다가 이 책을 보니 여유로움을 느꼈다. 작가의 여행 일정은 타이완 전체를 도는 사항이라서 타이페이와 근교를 여행하는 나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타이완을 관광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물론 이번 여행은 친구들이랑 가는 거라 느낌은 많이 다르겠지만 여유로움을 좀 가져봐야 겠다.

[Book][2015-13][소설]다크타워 - 마법사와 수정 구슬(하)

근 1년만에 보는 롤랜드의 과거 이야기 두 번째. 관 사냥꾼과의 대립을 격해져 가고 수확제의 날은 다가오면서 이야기는 점점 꼭대기를 향해 달려간다. 이미 결과가 나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역시 킹님이심!! 탑 덕후 롤랜드의 풋풋했던 과거 이야기를 마치며 다시 현재 시점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다른 작품인 더 스탠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다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황금가지님~ 이거 언제 번역 다됩니까!!!

[Book][2015-12][소설]다크타워 - 마법사와 수정 구슬(상)

드디어 나온 마법사와 수정 구슬(하)를 읽기 위해 다시 읽은 마법사와 수정 구슬(상). 블레인과의 퀴즈 놀이를 끝마치고 롤랜드의 과거를 엿보는 시간. 지난번에 읽었을 때 딱 궁금할 때 끝나는 구나 싶었는데 다시 읽어도 역시나 궁금한 순간 끝이 나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하)권이 있어서 바로 볼 수 있다는 것!! 하하하하하하

[Book][2015-11][경제]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 마이클 페럴먼

벌써 회사 생활이 9년차가 되었다. 나름 대기업이라고 들어갔으나 9년이 지난 지금 더 발전되었냐 하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무엇이 나를 무능하게 느껴지게 만들었을까. 마이클 페럴먼은 이 책에서 기득권의 앞에 서 있는 현대 자본주의, 현대 경제학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를 획득하기 위해서, 결국 있어보이기 위해 노동의 가치를 단순화 시킴으로써 노동자를 기계부품과 같은 정도로 전락시켰다.  하지만 읽기에 내려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번역보다는 글 자체가 일반인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흥미로울 것(?)같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2주나 걸려서 읽었고 다 읽고 나서도 뭔가 머리가 맑아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Book][2015-10][육아](한 권으로 끝내는)두뇌 쑥쑥 육아법 0~5세

돌이 지난 유찬이랑 좀 더 재미있게 놀아 줄 것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빌린 책. 제목은 0~5세 이지만 내용은 3~5세 정도 아이가 타겟으로 보인다. 놀이 내용도 그렇고 뒤에 엄마와 아이의 성격에 따른 진단도 아이가 말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볼 부분이 1/3밖에 안되었음.

[Book][2015-9][여행]디스 이즈 타이베이 - 신서희

4월 대만 여행의 맛을 들이기 위해 빌린 책. 몇 주 동안 회사에 들고 다녔지만 연휴 떄 한 시간 정도 커피숍에서 집중해서 본 것이 더 머리에 남았다. 역시 여행 준비는 평온한 상태에서 해야 집중이 잘되는 것 같음. 책이 2014년 판이어서 그런지 최신 내용도 잘 되어 있고 근교지방 코스도 잘 되어 있는 것 갔다. 여행 갈 때 다시 한번 빌려가야 겠음. ㅎ

[Book][2015-8][그래픽노블]쥐 - 아트 슈피겔만

쥐 - 아트 슈피겔만   아트 슈피겔만의 그래픽 노블 쥐 는 단순한 만화 이상의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그래픽 노블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20주년 기념 합본을 통해 다시 만난 쥐 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묵직한 울림을 준다. 처음 쥐를 읽었던 때의 기억은 희미하지만(중고등학생 정도 되지 않았나 싶다), 다시 읽으며 느낀 감정은 훨씬 선명하고 깊다.   쥐 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작가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가족과 생명을 잃고도 살아남아야 했던 인간의 고통과 끈질긴 생존 본능이 담담하게 묘사된다. 작품은 단순히 과거의 참상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이 현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탐구한다. 작가가 아버지를 인터뷰하며 경험하는 갈등과 상처,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로 인해 겪는 트라우마까지,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복잡한 얽힘을 충실히 드러낸다.   특히 충격적인 점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블라덱이 또 다른 인종, 특히 흑인에 대해 차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나치의 인종차별과 학살을 경험한 사람이 다시금 다른 이들을 차별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모순과 편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런 아이러니는 단순히 비난할 수 없는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블라덱의 모습을 보며 “결국 인간은 인간일 뿐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슈피겔만의 그림은 잘 그린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홀로코스트의 끔찍함이 오히려 담담하게 전개되는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과거의 고통을 더 깊게 느끼도록 만든다.   쥐 는 단순히 홀로코스트를 기록한 역사적 작품을 넘어, 기억과 트라우마, 인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아픈 역사를 다루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우리가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Book][2015-7][소설]여자 없는 남자들 - 무라카미 하루키

작년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모음집이다. 모음집 제목이 여자없는 남자들인데 동일 제목은 단편의 모음집 제일 마지막에 등장한다. '흠..끝판왕인가.' 생각하면서 읽어가는데 마지막 단편을 남겨놓고 책이 거의 끝나갔다. 이렇게 적은 분량이 단편의 모음집 제목이 될만한가 생각했는데...읽다보니 이 단편아니면 제목으로 할 것이 없었다. 한 남자가 새벽에 받은 한 통의 전화. 그로 이어지는 생각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진짜 별다른 사건 없이 결론 없이 이렇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건 하루키가 최고인거 같다. 괜시리 <A Summer Place>가 듣고 싶네.

[Book][2015-6][소설]음유시인 비들 이야기 - 죠앤 K. 롤링

[퀴디치의 역사], [신비한 동물 사전]에 이은 해리포터 스쿨북 마지막 이야기이자 제일 재미있게 본 책. 사실 전의 두 책은 해리포터가 없었으면 전혀 재미가 없을 내용이지만 [음유시인 비들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150여 페이지에 5개의 단편이 들어있고 그림동화의 마법사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용이 주는 교훈도 비슷하다고 하겠다. 그 중에서도 [엄청난 행운의 샘]과 [마술사의 털난 심장]이 기억에 남는다. [엄청난 행운의 샘]은 유찬이에게도 읽어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와 교훈을 가지고 있다. 반면 [마술사의 털 난 심장]은 잔혹동화같은 느낌을 준다. 확실히 유찬이에게 읽어줄 내용도 아니다.

[Book][2015-5][육아]밥상머리의 작은기적 - SBS스페셜 제작팀

매일 보는 가족과 매일 먹는 세 끼의 밥. 별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두 가지가 합쳐진 가족과 함께 먹는 식사는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친다. 몇 권의 책을 일방적으로 읽어주는 것보다 같이 밥상머리에 앉아서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를 처주는 것으로도 몇 배의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찬이에게 바로 적용하기에는 아직 유찬이가 너무 어리기는 하지만 미리미리 습관을 들일 수는 있을 것 같다. 지금부터 주중에는 2회이상 주말에는 4회 이상 집에서 저녁을 먹도록 해야겠다. 단순히 저녁 한 끼가 아니라 미래의 가족관계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내 아버지와 다른 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꼭 지키자.

[Book][2015-4][소설]7년의 밤 - 정유정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 불리우는 정유정.  작년에 [28]이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는 흥미를 가지며 읽긴 했지만 클라이막스 부분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따로 노는 인상을 줬다. 그래서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는 타이틀도 너무 과대평가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 내가 스티븐 킹 광팬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7년의 밤은 다르다. 정유정 본인이 좋아할지 모르지만 진정한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 라 칭하고 싶다. 김현수에서 샤이니의 잭 토런스가 느껴지고 소설 구성에서 왠지 [It]이 연상이 된다. 표절이라는 뜻이 아니라 내가 읽은 책 중에서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가상의 도시는 캐슬록이 아닌가! ㅋ 뭐 미쳐가는 사람이나 액자식 구성 가상의 마을 등은 셀수 없이 많은 소설에서 등장하니 내 독서 범위가 미약한 탓이겠다.    큰 이야기를 아버지의 마음에 맞춰서 참 잘도 풀어갔다. 퇴근 시간에 핸폰 게임을 물리칠 정도로 흡인력이 강하다.

[Book][2015-3][소설]잠 - 무라카미 하루키

잠 - 무라카미 하루키 그것이 내 생활이다. 즉 잠을 못 자게 되기 전까지의 내 생활이다. 하루하루가 거의 똑같은 일의 되풀이였다. 나는 간단하게 일기 같은 것을 쓰고 있지만 이삼 일 깜밖 잊고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이 어느 날인지 벌써 구별하지 못한다. 어제와 그제가 뒤바뀌어도 거기에는 아무 지장도 없다. 이게 대체 무슨 인생인가, 때때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허망함을 느낀다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냥 단순히 깜짝 놀랄 뿐이다. 어제와 그제의 구별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그런 인생에 나 자신이 끼워 맞춰져버렸다는 사실에. 나 자신이 찍은 발자취가 그것을 인정할 틈도 없이 눈깜짝할 사이에 바람에 날려가버린다는 사실에.  - 잠 -   도서관을 지나다가 살짝 괴기스러운 표지에 빌린 하루키 단편. 역시 나에게 하루키 소설은 단편이 맞는다. 단편을 읽으면 하루키 소설만의 공허한 느낌이 잘 전달된다. [잠]도 역시나 잠을 읽어버린 주부가 오히려 새로운 삶을 찾아가면서 일상의 공허를 표현하고 있다.    읽다보면서 왠지 익숙한 내용이다 싶었는데....몇 년 전에 읽은 단편이었다. 맘에 와 박히는 구절이 있어서 캡쳐해서 SNS까지 올렸었는데 그 구절을 다시 보게 되다니. 하지만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해당 단편은 2010년에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건지 마지막 부분은 이전에 읽었던 단편에서는 나오지 않은 장면인 것 같다. 나왔나? 그래도 여전히 일상의 공허함을 표현한 문구는 내 맘을 치고 지나간다.

[Book][2015-2][경제]샤워실의 바보들 - 안근모

"샤워실의 바보"는 노벨 경제학상 사상자인 밀터 프리드먼 교수가 중앙은행의 과도한 경제조작을 비판하며 빗댄 표현이라고 한다. "샤워실의 바보들"은 제목 처럼 최근 세계 경제의 사항들과 원인들을 정리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로존에 이르기 까지 중앙은행들이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들과 그로 인한 문제들이 일목 요연하게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참 경제관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읽으면서도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특히 2013년에 일어났던 미국의 셧다운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초보자가 읽기에는 쉽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인지 최근 세계 경제가 위기여서 그런지 흥미롭게 읽혀진다.

[Book][2015-1][소설]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 - 제임스 써버

2015년 첫 독서는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 되겠다. 작년에 본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원작......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적은 단편이다. 영화는 정말 이 단편의 컨셉만 따온....아니 컨셉밖에 따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사실 이 책도 분량으로 따지면,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이 아니라 [제임스 써버의 고단한 생활]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심지에 내용도 [제임스 써버의 고단한 생활]이 더 흥미진진하다.   [제임스 써버의 고단한 생활]은 작가 자신의 자서전이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업적 위주의 자서전이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의 특이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1900년대 초반의 미국이 이야기라 좀 괴리감이 있지만 흥미진진하다.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100년도 더 전의 이야기라고 하니 일어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소재도 특이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대단하다. 쉽게 읽히도록 만드는 재주는 참 부러운 능력이다.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은 그냥 망상을 하는 중년 남성이랄까? 사실 중년 남성 중에 망상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현실과 망상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위화감이 별로 들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짧다. 짧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