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 까칠하지만 따뜻한 츤데레의 인생 이야기
아마 작년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본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이번에 책을 펼치자마자, ‘아, 이 남자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는 느낌이 딱 왔다.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고, 까칠하기까지.
그리고 자연스레 떠오른 영화 속 인물 —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
딱 그 느낌이다. 누가 봐도 까다롭고 골치 아픈 이웃, 하지만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사람.
이야기의 전개도 예상 밖은 아니다. 처음부터 이미 결말이 어느 정도 그려지고, 예측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이 책이 진짜 빛나는 지점은 그 과정이다. 결론은 익숙할 수 있어도, 오베라는 인물의 변화와 그를 둘러싼 이웃들과의 관계는 예상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읽다 보면 점점 드러나는 오베의 츤데레 매력. 겉으론 뾰족하지만 속은 누구보다 정직하고 따뜻한 그 사람. 그리고 그 옆엔, 그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사랑한 여인 소냐가 있다. 오베라는 남자가 세상에게는 까칠한 노인처럼 보일지 몰라도, 소냐는 그 안의 숨겨진 따뜻함을 처음부터 알아본 유일한 사람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 누구도 못 알아보는 한 사람의 매력을 누군가는 알아봐 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큰 축복 아닐까?"
『오베라는 남자』는 유쾌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예상 가능한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진심이 전해지는 순간들이 빛을 발한다. 가볍게 읽기 좋지만, 읽고 나면 은근히 여운이 오래 남는 그런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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