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과학과 유머가 살아있는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
아무래도 좆됐다.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나는 좆됐다.마션 - 8p
전자도서관에서 예약 걸어두고 무려 2개월 만에 드디어 읽게 된 책, 『마션(The Martian)』.
이미 영화로 먼저 접했던 작품이었지만, 역시 소설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도 정말 인상 깊었지만, 제한된 러닝타임 내에서 이야기를 다 담기엔 역부족이었음을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다. 영화는 볼거리와 긴박감에 초점을 두고 빠르게 전개되지만,책에서는 마크 와트니가 겪은 하나하나의 시련과 위기를 훨씬 자세하고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사실 책에 등장하는 내용 중엔 솔직히 100%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마크 와트니의 유쾌한 말투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히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시 위로 가서 소설의 첫 부분을 봐라. 매우 중요한 소설의 첫 문장을 "아무래도 좆됐다" 라고 쓰는 저 대범함. 그리고 과학적인 부분은 어떤가. 복잡한 화학, 물리, 생물학 지식들이 적절한 비유와 유머로 풀어져 있어서 마치 과학 교양서를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는 기분을 들게 한다.
고립된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한 남자의 처절한 분투, 하지만 그의 기록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이 책은 ‘과학’보다도 인간의 생존 의지, 유머, 낙천적인 태도에 더 마음이 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트니라는 인물의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독자로서 지구에서 그를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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