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미녀를 바라보는 세상의 남자들은 마치 킹콩과 같은 존재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시키지 않아도 엠파이어스테이트를 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자신의 전부를 바친다. 자신의 동공에 새겨진 한 사람의 미녀를 찾아 쿵쾅대며 온 도시를 뛰어다닌다. 어떤 악의도 없지만 그 발길에 무수한, 평범한 여자들이 상처를 입거나 밟혀 죽는다. 실제의 삶도 다를 바 없다. 빌딩을 오르고 떨어져 죽는다 한들, 미녀가 어깨를 기대는 남자는 따로 정해져 있다. 그것이 인간이 만든 세상이다. 전기와 전파와 원자력을 사용한다는.. 게다가 민주주의라는... 인간의 세상인 것이다.
초등학교...아니 국민학교 6학년 때, 우리 반에는 소설 속 여주인공처럼 못생긴, 정말 누가 봐도 못생겼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여자애가 있었다. 당연한 듯이 그 애에게는 지저분한 별명들이 따라다녔고, 무시와 따돌림 괴롭힘까지 당했다. 그것 때문에 담임 선생님이 우리반 모든 인원들을 모아서 이야기 한 적도 있었다.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저 작은 추억의 조각일 뿐 이었다. 아주 당연한 듯이 무심하게도....
이 책은 그런 객관적으로 아주 못생긴 여주인공의 연애 이야기 이다.
연애라고는 하지만 신나는 추억을 쌓지도 관계를 가지지도 않는다.
그저 아파하고 물러서고 작게 이야기할 뿐이다.
또한 이 책은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 대한 어둡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
객관적 추녀를 여주로 내세우는 것도 이것 때문이리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슬프고 부끄러웠다. 객관적 추녀를 대하는 주위의 모습은
나와 다를 바가 없으며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면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나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부끄러워하지 말고, 부러워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겠다.
P.S 결말이 왠지 아쉬웠으나 이어지는 Writer's cut 에서 그 것을 모두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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