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당』 – 현실과 맞닿은 괴담, 더 짙어진 공포
미쓰다 신조의 『사관장』을 다 읽고 난 뒤, 이어지는 연작이라는 말에 곧바로 손에 든 책이 『백사당』이었다. 이번 작품은 『사관장』에서의 괴이한 체험을 겪은 주인공이, 괴담 전문 출판사의 편집장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또 다른 기묘한 이야기, 『백사당』의 문이 열린다.
『사관장』을 읽으면서는 "생각보다 으시시하지 않네?" 싶은 여운이 남았지만, 『백사당』은 그런 생각을 바로 뒤집는다. 읽는 내내 섬뜩한 분위기가 짙어지고, 한 장면에서는 정말 공포 영화를 볼 때처럼 '깜짝!' 놀라기도 했다. 활자로 전달되는 이야기인데도 이 정도의 몰입감이라니, 작가의 구성력은 다시 봐도 대단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더 무섭게 느껴졌던 이유는, 전작보다 현대적 배경이 중심이기 때문인 것 같다.
현실과의 거리감이 적어서인지, "정말 어딘가에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몰라"라는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단순히 귀신 이야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괴담을 하나의 미스터리처럼 풀어가는 과정이 오히려 공포를 더욱 증폭시킨다.
전작 『사관장』이 클래식한 괴담의 맛이라면, 『백사당』은 현대 괴담의 세련된 공포라고 할까.
조용히,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독자의 마음을 조이는 작품이다.
TL;DR 여름밤, 에어컨 바람에 이불을 덮고 읽기 딱 좋은 괴담 소설.
『백사당』은 단순한 호러가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이야기 속에서 느끼는 공포라 더 오래 남는다.『사관장』을 읽은 분들이라면 꼭 이어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더 깊고 더 섬뜩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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