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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16의 게시물 표시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그 언젠가 읽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책. 마치 처음 접하는 소설처럼 빠져들어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땐 내가 너무 어렸거나, 그냥 흘려 읽었거나. 기억나는 건 ‘와타나베’라는 이름 정도. 그때는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을지도.   이번에 다시 읽으며 느낀 건, 상실의 시대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어딘가 결핍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와타나베는 나오코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완전히 다가갈 수 없고, 미도리는 가족의 부재 속에서도 씩씩한 척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하다. 나가사와는 모든 걸 가졌지만 결국 공허함을 피할 수 없고, 레이코는 과거에 묶여 있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잃고, 상실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결국, 상실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루키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공간과 사물, 그리고 공허한 순간들 속에서 감정을 보여준다. 나오코와 와타나베가 숲 속을 거닐던 장면, 미도리가 병실에서 와타나베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어 "내 옆에 있어줘" 라고 했던 장면, 레이코가 기타를 치며 마지막 밤을 보내던 장면. 그 어떤 긴 대사보다, 그 순간들이 더 많은 걸 말해준다.   이번에 다시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이 제대로 와닿는 건, 그사이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저 흘려보냈던 문장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마음에 남는다. 젊음과 사랑, 그리고 상실이란 결국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것이 아닐까. P.S. 그래도 비틀즈의 Norwegian Wood는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네 ㅎ

차일드 44 - 톰 롭 스미스

차일드 44 - 톰 롭 스미스   이 소설은 1950년대 소련을 배경으로 비밀조직의 유능한 대원인 레오가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초반부에는 연쇄 살인 사건 보다는 레오 자신의 심경의 변화 및 몰락에 집중한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길이서 읽다보면 언제 사건을 해결하나 걱정까지 든다. 소설은 1970년대 말에서부터 1990년대까지 10년 동안 52명의 여성과 아이들의 살해한 사건을 바탕으로 시대를 1950년대로 옮긴다. 1950년대의 사회상과 잘 버무려진 것 같다.   사실 [차일드 44]에서 제일 무서운 부분은 프롤로그 라고 생각된다.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을 배경으로 하는데 먹을 것이 하나도 없이 그저 살아가지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섬뜩하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차라리 운동하지 마라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차라리 운동하지 마라   운동은 새해마다 많은 사람이 세우는 대표적인 목표다. 하루 만 보 걷기나 헬스장 가기 같은 계획은 흔히 듣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지나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일본 군마 현 나카노조 마을 주민 5000명을 대상으로 장기 연구를 통해 적정한 운동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이를 "메츠 건강법"으로 정리했다.    "메츠"는 운동 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저강도에서 고강도까지 운동의 수준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이 책의 핵심은 "중강도 운동"이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중강도 운동의 기준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고령자의 경우 집안일이나 산책만으로도 중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젊은층은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이 필요하다.   저자가 추천하는 중강도 운동은 빨리 걷기 다.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노래는 부를 수 없는 정도"라는 설명은 직관적이고 따라 하기 쉽다. 저자의 주장은 건강을 위해 운동은 반드시 거창하거나 힘들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며,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 운동 방법을 제시한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무리하지 말고 꾸준히, 적정한 수준에서 운동하라. 이는 현대인의 운동에 대한 강박과 부담을 덜어주는 유익한 조언이다. 다만, 중강도 운동의 기준과 메츠 건강법에 대한 설명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