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 - 오츠 이치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일은 마치 소개팅과도 같다. 기대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느새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다행히 이번 소개팅(?)은 성공적이었다. 오츠 이치라는 이름을 2015년 올해 마지막으로 소개 받은 듯하다. 자주 가는 전자책 관련 카페에서 언급된 ZOO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예상보다 내 취향에 잘 맞았다. 책에는 10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보통 책 제목과 동일한 단편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ZOO는 예외였다. 오히려 메멘토가 떠오를 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대신 약간의 블랙 코미디 감각이 더해진 "혈액을 찾아라" 와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또한, 아이러니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Closet" 과 "차가운 숲의 하얀 집" 역시 인상 깊었다. 잔혹하지만 섬세한 감성이 녹아든 이야기들. 오츠 이치의 작품이 처음이라면, ZOO는 그의 스타일을 맛보기에 좋은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