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이 소설을 읽은 건 진리의 HBO에서 방영하는 미드의 원작이었기 때문이다. 미드는 보지 않았지만 내용은 모르지만 이유없이 사라진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므로 당연히 두근거리며 보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진행. 당연히 사람들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숨막히는 추적이 있거나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처럼 소도시를 장악하려는 권력투쟁 따위는 없었다. 그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었다. 새로운 사이비 종교들이 생기고 여기에 한 가족이 휘말리기도 하고 살인 사건도 두 건이나 일어나지만 긴박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이렇게 빨리 보게된 것은 순전히 작가의 심리묘사 능력 때문이다. ( 사실 책을 5일만에 본 건 엄청난 속도가 아니지만 전담육아 중인 현 시점에는 번개와 같은 속도라고 하겠다. ) 보면 볼 수록 우리 주인공 아저씨는 참 불쌍하다. 가족 중 아무도 사라지지 않는 행운을 가졌지만 부인과 아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딸은 탈선까지. 우리나라 같으면 사이비 단체에 찾아가서 난리를 쳤을텐데 마인드가 참 다르네. 다 읽고 나면 뭔가 계몽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든다. 추천은 해 줄수 있으나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안 읽을 것 같다.